‘녹음 레벨을 어떻게 설정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디지털 기록방식, 아날로그 운용방식, 장비의 스펙과 권장되는 기준들을 통해 살펴봅니다

여러분은 이제 게인 세팅과 레벨 칼리브레이션이라는 이야기의 미로 속에서 헤매다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가십니다 (?)

중요한 것은 디지털 작업환경에서 애매하던 적정레벨이라는 것이 아날로그 장비운용을 생각하다 보면 좀 더 분명해지고, 제가 여러분의 작업환경이 어떠한지 알지 못하지만.. 여러분들이 그냥 넘기시는 음향 기초 자료들과 장비의 매뉴얼들은 여러분에게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녹음 레벨을 어떻게 설정할까’라는 질문을.. 디지털 기록방식, 아날로그 운용방식, 장비의 스펙과 권장되는 기준들을 통해 살펴보려 합니다.

1.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그 어딘가

마이크로 녹음을 막 시작하신 레코딩 입문자분들이 가지시는 질문 중에 다음 질문들이 많을 겁니다.

– 마이크로 녹음을 했는데 파형이 꽉 차 있고, 소리가 깨진다
– 마이크로 녹음을 했는데 파형이 가늘고, 소리가 개미 소리 같이 작다. 볼륨을 올리니 ‘샤’하는 잡음도 같이 올라온다
– 마이크로 녹음을 하는데 내가 제대로 된 레벨로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첫 번째, 소리가 깨지는 것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림. 4bit 기준으로 빨간색 파형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될때 이루어지는 일

1[0001]과 2[0010] 같은 한 단계 사이는 모종의 계산으로 올림 되거나 내림 되고요. 그리고 4bit 기준으로.. 아무 신호가 없을 때 한가운데인 8[1000]의 값을 가지고, +방향으로 최대한 강할 때 15[1111], -방향으로 최대한 강할 때 0[0000]가 될 것입니다. 그것을 넘어버린 것은 0[0000]이나 15[1111]로 기록될 수 밖에 없습니다

너무 강한 신호가 들어와서 0[0000]이나 15[1111]을 넘어버린걸 0[0000]이나 15[1111]으로 기록해버리는 것. 이것이 여러분이 너무 강한 신호로 녹음해버려서 소리가 깨지는 원인입니다. 이때 Peak 미터 기준으로 0dBFS가 넘어버리면서 빨간 Peak 불이 들어오고, 이것을 ‘Peak가 떴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현상의 해결방법은 Peak가 뜨지 않을 정도로 소리를 작게 녹음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소리가 작게 녹음될 때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조금 전의 0dBFS이라는 상한처럼, 아래쪽으로도 기록에 의한 한계가 있겠죠..?

그림. 4bit 기준으로 빨간색 파형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될때 이루어지는 일

다시 이 그림을 보는데요.. 소리가 작다면 한가운데 8[1000] 주변에서 파형이 그려질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소리가 작아서 8[1000]로 저장될 정도라면 아무 소리가 안난다고 기록될 것입니다. 이걸 간신히 넘을수 있는 정도가 가장 작게 입력 받을수 있는 레벨이고.. 가장 크게 받을수 았는 소리 크기부터 가장 작게 받을 수 있는 소리 크기의 차이를 다이내믹레인지라고 부릅니다. Bit Depth에 의한 다이내믹레인지는 RMS미터 기준으로 4bit는 24dB, 16bit는 96dB, 24bit는 144dB 정도입니다 (1bit마다 6dB 정도씩 증가)

그리고 여기까지는 A/D(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변환을 하는 과정의 가장 작인 소리의 한계이며.. 실제 장비 자체에도 더 높은 노이즈 플로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장비 매뉴얼이나 제품사양의 다이내믹레인지를 참조하거나, 실제로 녹음하는 등 테스트하여 노이즈플로어가 잘 들리지 않는 선으로 녹음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림.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제품사양. 다이내믹레인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장비가 좋지도 못했고 16bit로 녹음하기도 한 당시에는 “최대한 크게 받아라. 그런데 피크가 칠 수도 있으니 컴프레서를 써서 녹음해라”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장비들이 좋아졌고, 또 지금은 24bit로 녹음해도 될 정도로 사양과 장비들이 좋아졌기 때문에 최대한 크게 받지 않아도 괜찮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림. 피크(Peak)와 노이즈플로어(Noise Floor)까지의 레벨 차이를 다이내믹 레인지(Dynamic Range)라고 부릅니다

이 두 가지 이야기를 해보니, 녹음을 할 때의 게인 세팅은.. 피크가 0dBFS를 치는 정도로 크지 않고, 노이즈 플로어가 느껴지지 않게 작지도 않은 그 어딘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더 신경을 쓴다면.. 사람이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할 때 항상 같은 레벨로 부르거나 연주하지 않으므로… 가장 크게 연주할때 피크가 0dBFS를 치지 않고, 가장 작게 연주할때 노이즈 플로어가 신경쓰지 않는 레벨 정도면 될 것이다.. 라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2. 아날로그방식에서는 기준레벨이 있다.

그런데.. 1번의 답변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뭔가 정확한 이야기를 하길 바라시는 강박적인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을 위해서 이제부터 옛날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는데요..

그림. 레벨 미터. 아날로그에서 PEAK는 최대 레벨, 0은 기준레벨입니다

아날로그방식에서는 기준레벨(공칭레벨, 표준레벨)이라는 개념이 있고, 보통 프로용 기기는 +4dBu(1.23V AC)나 소비자용 기기는 -10dBv(0.316V AC)이였습니다. 이 기준레벨을 0VU라고 정하여 보기도 하고요.. 0VU=+4dBu나 0VU=-10dBv가 되겠죠.. 0VU=+0dBu인 기기도 있습니다

그림. 기준레벨에서 피크레벨까지를 헤드룸, 기준레벨부터 노이즈 플로어까지를 SNR(Signal to Noise Ratio, 신호잡음비)라고 부릅니다

아날로그 장비에서도 피크레벨이 있는데 이 레벨 이상의 신호는 왜곡이 생기곤 합니다. 신호의 크기가 장비를 기준레벨인 0VU(RMS)에 맞추는 것이 적정한 레벨인데요.. 여러가지 장비를 교체하면서 사용할때에도 특정사용하거나 제외한다고 해서, 레벨이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것이 목적이라 생각되는데.. 입력받을때 0VU의 받아서 처리하고 출력할 때 0VU로 보내는 것이 적절한 레벨 매칭이고.. 그렇게 맞추는 작업을 레벨 캘리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그림. 믹서 매뉴얼의 게인 세팅에 대한 설명. PFL을 눌러 채널의 페이더 이전 레벨이 레벨미터로 표시되게 한 후,
연주하거나 말할 때 레벨미터가 0이 들어오도록 게인을 조절합니다.

3. 아날로그와 디지털간 레벨 칼리브레이션, 게인세팅

그림. 0VU는 몇 dBFS일까요?

그렇다면 디지털에서 0VU가 어딜까요? 아날로그방식의 게인세팅을 디지털로 환산하면 어떨까요? 우선 디지털의 0dBFS는 아날로그에서 말하는 Peak레벨과 비슷하니.. 0dBFS보다는 낮은 어딘가일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 어딘가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기준을 여러분이 결정해야 합니다. 심지어는 기준이 없어도 무방할지도 모르죠.. ^^;;

그림.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제품사양. Nominal Input 항목으로 기준레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첫번째 힌트를 드리면 장비의 스펙설명을 보면 +4dBu Nominal Input 과 함께 dBFS가 적혀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해당장비가 다른 아날로그 기기와 라인연결 했을때의 기준레벨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장비가 해당 dBFS를 표준라인레벨로 맞춰서 만들어졌다는 의미이므로.. 녹음할 때도 이 레벨에 맞추어 게인 세팅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또 Maximum Input/Ouput Level등으로도 최대한 입/출력가능한 +dBu를 알려주는 스펙도 있습니다.. 이것을 기준으로 헤드룸을 설정할수도 있을겁니다.. 예를들어 +19dBu = 0dBFS라고 한다면, 0VU = +4dBu = -15dBFS혹은 0VU = +0dBu = -19dBFS로 세팅이 가능합니다.

만약 장비에서 기준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여러 가지 참고할만한 기준들이 있는데.. 프로툴기기는 기본값으로 -18dBFS(RMS)를 표준으로 잡고있다고 합니다. EBU R68이나 유럽쪽은 -18dBFS(RMS)=0dBu=0VU로 권장하고.. SMPTE나 미국/오스트레일리아 쪽은 20dBFS(RMS) = +4dBu = 0VU을 권장합니다. 일본, 프랑스 등의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치 기준으로 0dBFS=+22dBu로 칼리브레이션을 하기도 하고요.. 마스터링 엔지니어 Bob Katz는 스피커까지 통합한 레벨 캘리브레이션 시스템 K-System을 제안하였고, 기준 dBFS 레벨마다 K-12, K-14, K-20이라고 부릅니다.

기준이 정말 많습니다.. ^^;; 기준을 알기 바라던 여러분이 장비 매뉴얼을 확인하고 직접 기준을 정하셔야 하는 상황이 온 겁니다.. 🙂

번외. 스피커 레벨 칼리브레이션

바로 앞에 언급한 Bob Katz의 K-System은 스피커 레벨까지도 매칭하도록 제안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스피커 레벨 칼리브레이션도 언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Dolby 문서, 모니터링 컨트롤러나 스피커 매뉴얼.. 또 음향 서적의 모니터링 세팅방법에도 언급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림. K-System에 대한 설명 이미지

이 문서들을 요약하면, 음향기기에서 0VU의 핑크노이즈 소리를 스피커로 내보내고, 그것이 스윗스팟 위치에서 기준이 되는 레벨로 측정되도록 스피커 레벨을 조절하라는 것입니다. 이 레벨은 시스템마다 다른데요.. 보통은 80dBSPL(C-Weight)~85dBSPL(C-Weight)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로도 등의 문제로 더 작은 레벨을 선호하는 엔지니어들도 많습니다.

마치며. 진실은 저 너머에..

이 이야기에 대해서 정리하자면,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은 그 어딘가 사이에서 녹음을 하시면 되고.. 좀더 자세한 기준을 원한다면, 여러분의 장비 매뉴얼을 읽으시고 고려하여 기준을 정할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디지털/스피커 레벨의 기준을 모두 정리해서, -20dBFS=0VU=+4dBu=83dBSPL이나, -18dBFS=0VU=+0dBu=80dBSPL 등등 기준을 정하실수 있고, 또, 이런 기준들이 ‘권장한다’라는 범주이므로.. 기준이 없다 하더라도 문제없이 작업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아마 제 생각에는 이 글을 읽으셔도 혼란스럽고 역시나 처음에 던졌던 3가지 질문을 많이 하시리라 예상되는데.. 보통 -18dBFS(RMS)정도에 0dBFS(Peak)가 넘는 피크가 뜨지 않도록 여유있게 움직이게 게인세팅을 하면, 무난하게 녹음이 되긴 합니다. 그 배경에 대해서 좀더 찾아보는 글로 받아들이셔도 될 것 같습니다 🙂

또.. 이 글에서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잘못 적은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여러 전문가분들께서 조언해주시면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졸문을 읽어주신 여러분들 감사드립니다.